가끔씩 주위 사람들이 전부 싫어질 때가 있다

가끔씩 주위 사람들이 전부 싫어질 때가 있다.

     가끔씩 나는 잡다한 생각에 파묻혀 헤어나오지 못할 때가 있는데, 얼마 전에는 나의 인간관계에 대한 생각으로 한참을 헤맸었다. 이러한 생각의 시작은 간간이 불쑥 찾아오는 우울한 감정 상태 때문이었다.
사람이 싫어요 / 사람이 싫어질때 
 
     일이 점점 지겨워지고, 평소에 잘 대해주던 상사의 사소한 행동에도 마음이 불편해졌고, 그 생각은 점차 번져나가 내 주위 사람들에게로 옮겨갔다. 평소에 내가 잘 대해주던 동생들이 내가 해주는 만큼(내  생각에) 나에게는 돌려주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에게 무례하게 행동했던 사람들이 하나 둘씩 떠올랐다. 내가 만만한가? 왜 나에게 무례하게 행동하는 거지? 나는 누구에게든 초면에는 거의 친절하게 대하려고 노력해 왔는데도 불구하고, 어딜가든 초면부터 무례한 사람들은 종종 있었다. 하지만 그럴때 마다 따지고 들지는 않았다. 싸우는 게 불편했고, ‘각자의 고충이 있겠지’, ‘사정이 있겠지’라는 생각을 했다.

     나는 그래도 이해심이 많은 사람이고 싶었다. 그렇게 이해하려해도 한 번, 두 번, 세 번 무례함이 계속되는 경우들도 가끔은 있었다. 그런 무례한 사람들과는 어쩔 수 없이 싸우거나 그냥 그들을 손절했다.
사람이 싫어요 /사람이 싫을때 
     ‘이해심과 넓은 마음을 가져야지’라고 생각하며 넘겨왔던 일들이 동영상 되감기를 하듯 하나 둘 머릿속을 비집고 들어오는데, 썩 유쾌한 기분은 아니었다. 아니지, 정말 싫었다. 싫은 기억들을 억지로 구겨먹는 기분이란. 

출처: pixabay

     이 마음은 또 ‘나는 아직도 마음이 좁고 이해심이 없는 사람이구나’로 이어져 나를 괴롭혔다. 우울증은 정말 이렇게 우습고 지긋지긋하다. 조그만 ‘생각의 실’이 들어와 살짝 잡아 당겼는데, 얼키고 설킨 실뭉치가 끊임없이 따라 들어와 머릿속을 채워버린다. 게다가 그 실은 내가 싫어하고 생각하고 싶지 않은 일들로 가득찬 색깔이다. 이 실뭉치가 사랑, 희망, 즐거움, 행복, 웃음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도

     이 우울증과 하루이틀 같이 지낸 것도 아니고, 몇 년 동안이나 몸싸움을 해왔는데, 이렇게 잡아 먹히면 너무 시시할 것 같았다. ‘어휴 이렇게 또 ‘우울’에게 끌려다니면 그동안의 싸워온 시간들이 너무 아깝잖아.’
사람이 싫어요 / 사람이 싫어질때
     영화나 드라마에 보면 가끔 이런 대사가 나온다. 

She sees the good in everyone.

     모든 사람들의 좋은 점을 본다는 말이다. 아무리 행동이 엉망인 사람일지라도, 그래도 잘 눈여겨 보면 그 사람의 좋은 면은 있다. 나는 항상 이런 사람들이 신기했다. 나도 저게 가능할까? 
 
     내가 예민한 편이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얘는 이래서 싫어’, ‘쟤는 이래서 싫어’, ‘얘는 굳이 왜 이렇게 행동하지?’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 사람의 장점보다는 단점부터 찾아낸 것 같았다. 단점과 장점을 ‘모두’ 잘 파악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나는 단점만 파악하고 멈춰버렸다. 잘 지내던 사람들에게서도 단점이 보이기 시작하면, 그걸로만 그 사람을 정의하려고 했다. 나는 인간관계에서 너무 까탈스러웠다. 

출처: pixabay

     이렇게 살아도 말 잘통하고 힘들 때 볼 수있는 그런 친구는 남는다. 그래도 난 넓은 마음을 가지고 싶고, 이제는 바뀌고 싶다. 그래서..

사람들을 좋아해야 할 이유를 찾아보려 한다.

     그동안은 습관적으로 사람들을 싫어해야 할 이유를 찾아왔다. 이제는 이 것 대신에 사람들을 좋아해야 할 이유를 찾아보자.
사람이 싫어요 / 사람이 싫을때 
A는 느리지만, 일처리는 책임감있게 끝까지 한다. 
B는 덤벙대고 실수는 하지만, 일처리가 빠르고 주위 사람들에게 다정하다. 
C는 무례하지만, 아는 게 많다. 
D는 무뚝뚝하지만, 그래도 나를 생각해주는 것 같다. (츤데레?)

     실제로 주위에 C가 있었다. 결국 C와 지금은 손절한 상태다. 하지만 이렇게 C를 버리기엔 아깝다. 그래서..

worst case로 정해놓고, 이 사람보다만 괜찮으면 수용하기로 했다.

     카테고리 별로 worst case를 정해놓자. ‘역대 친구들 중 최악’, ‘역대 상사들 중 최악’, ‘가족 구성원 중 최악’ 등등. 그리고 나를 고민하게 하는 어떤 사람이 ‘최악’은 아니라면, 내가 그 사람을 좋아해야 할 이유를 찾자. 그리고 친해지자. 친해지지 않더라도 그냥 같이 어울려 살자. 
사람이 싫어요 / 사람이 싫어질때
     머리가 복잡할 때마다 그리는 그림이다. 당분간은 이 그림처럼 살기로 정했다. 

     이 글은 전문적인 심리학적 지식에 기반을 둔 것이 아닌, 제가 느낀 점과 개인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사람마다 해결 방법을 다를 수 있습니다. 얘는 이런 생각으로 살고 있구나 정도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혹시나 우울증 싸이클의 밑바닥을 경험하고 계신 분이라면, 지금의 마음과 생각들을 누구에게 털어놓고 말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됩니다. 말할 사람이 없다면 글을 쓰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제가 이 글을 쓴 이유이기도 하구요. 우울한 마음엔 항상 끝이 있습니다. 우리 같이 힘냅시다!

언제부턴가 일이 지긋지긋해지고, 그로인한 우울감과 무력감이 삶의 전반으로 퍼져가고 있다면 번아웃일 수 있습니다. 번아웃은 어떻게 이겨내는지 다음 글을 참고해주세요. 
나도 혹시 번아웃? 언제부턴가 무기력해졌다면..

인간관계나 다른 여러 가지로 인한 스트레스로 괴로워하고 계신가요? 스트레스를 줄이고 마음의 평화에 조금이나마 가까워지고 싶으시다면, 다음 글을 참고해주세요.
스트레스 때문에 힘들어요.. (스트레스 관리법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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